one-21guns.

10 본문

연성물/나오키

10

프라이 ver1.0 2016. 10. 7. 01:26

오리지널 사니와 언급됩니다.

검x남사니 주의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붕괴 주의


(오리지널 사니와를 쓰게 허락해주신 여우비님! 감사합니다!)




항상 품에 가지고 다녀. 어디서 뭐가 날아올지 모르니동료가 자그마한 권총을 자신에게 주며 하는 말이였다. 그리고 그 말을 무시한 날, 사니와의 허벅지에는 총알이 날아와 박혔다. 그날 이후로 사니와는 항상 권총 한 자루는 품에 소지하고 다녔다. 심지어 본국에 돌아와 총을 사용할 수 없을때에도 모형총 한 자루를 사 항상 가지고 다녔던 그였다. 그런데 그런 자신보고 무장을 해제하라는 수업을 들으라니. 차라리 헐 벗고 수업듣는게 낫겠다. 사니와는 절대로 수업을 안가겠다는 생각에 문 앞에서 자신을 소리 높여 부르는 헤시키리 하세베를 무시한 채 그대로 누워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주군. 수업에 가실 시간입니다. 주군?”

주군! 더 이상 지체하시면 안됍니다! 수업에 늦으실 수도 있습니다!”

주군?? 안에 계시면 대답을 해 주십시오..”

 

아무리 문앞에서 애절히 불러보아도 사니와는 묵묵부답이였다. 차마 자신의 주군에게 누를 끼칠까 문앞에서 전전긍긍하는 하세베를 위해 보다 못한 츠루마루가 나서 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그제서야 이불 안에서 고개를 빼꼼 내미는 사니와였다. 여기저기 눌린 머리카락들은 그가 얼마전까지 자고 있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사니와가 깨어나자 헤시키리 하세베는 기분 좋은 미소를 띄며 어서 가자는 듯이 누워있는 사니와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사니와는 가기 싫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팩 돌렸다.

 

, 주군?”

이봐 이봐..애처럼 굴지 말라고..수업은 빠지지 말아야지?”

츠루마루 쿠니나가! 주군께 그 무슨 망언이냐! 주군께서는 단지 피곤하셔서 그런 것 뿐이다!”

아니 가기 싫은거 맞아 하세베.”

, 주군?!”

어차피 늦은 거 출정이나 가자. 인원수 추려서 준비해줘.”

 

사니와의 억지에 가까운 명령에도 불구하고 헤시키리 하세베는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며 혼마루에 있는 도검들을 모아 부대 편성을 하기 시작했다. 애먼 츠루마루만이 씨익 웃으며 사니와를 나무랐지만 그는 한귀로 듣고 다른쪽 귀로 흘려보낼 뿐이었다.

 

이봐..아무리 가기 싫어도 말도 안하고 빠지면 안되지. 아직 늦지 않았다구? 지금이라도 어서 출발하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어.”

그래도 빠질거야. 출정간다고 말했잖아?”

출정이야 우리에게 맡기고 가면 되지. 뭣하면 내가 대장을 맡을테니. 큰배에 탄 기분으로 맡겨달라고?”

나보고 혼자 안전한 곳에 죽치고 있으라고? 너넬 사지로 보내놓고?”

아니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면..”

나도 같이 갈거야. 얘기 끝.”

 

츠루마루의 말을 끊은 사니와는 천천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갖가지 무기들을 자신의 몸에 둘둘 두르기 시작했다. 마당에 모인 남사들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무시한 채 사니와는 천천히 게이트로 향했다. 준비도 다 했다. 같이 가는 남사들도 현재 자신이 짤 수 있는 최고의 남사들이다.

 

몸이 무겁다. 관절 여기저기가 쑤시고 눈꺼풀이 자꾸만 감긴다. 마치 하늘에 붕 떠서 이동하는 것만 같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자꾸만 감기는 눈을 애써 뜨니 들것을 이용해 자신을 옮기는 남사들이 보인다. 평소에 실실 웃으며 장난을 걸던 츠루마루 쿠니나가는 다급한 얼굴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고, 항상 활기차던 나마즈오 토시로는 두 눈에서 맑은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저러지? 사니와는 갑작스럽게 변한 남사들의 태도에 애써 상반신을 일으키려고 애를 썻지만 돌아온 건 전신을 두들기는 격통이였다. 고개를 돌려 격통이 가장 심한 왼쪽어깨를 보았다. 어깨에 긴 화살 하나가 박혀있었다.

 

무슨 일 있겠냐며 긴장을 풀고 간 게 화근이었다. 언덕에 서서 망원경으로 상황을 살피던 사니와를 맞이한 건 화살 세례였다. 다급히 뛰어간 남사들의 눈에 보인 건 어깨와 다리에 화살을 맞고 쓰러진 사니와였다. 사니와가 활에 맞은 전대미문의 사태에 남사들은 싸움이고 뭐고 들것으로 사니와를 재빨리 혼마루로 옮겼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지 혼마루로 옮기자마자 사니와는 화살이 몸에 박힌 채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자리에 얌전히 누워있어도 부족할 마당에 일어나서 태연히 담배를 피는 모습에 야겐의 두 눈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어이 대장. 거기서 뭐해.”

담배피고 있지.”

빨리 가서 자리에 누워.”

 

평소와는 달리 으르렁 대는 야겐의 모습에 문제를 일으키기 싫었던 사니와는 피던 담배를 비벼끄고는 야겐이 시키는 대로 자리에 조용히 누웠다. 자리에 눕자마자 걱정스런 얼굴을 한 카센 카네사다와 츠루마루 쿠니나가가 다가와 사니와의 팔 다리를 꾹 손으로 눌렀고, 야겐 토시로는 자신의 본체를 뽑아든 채 심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충 뭘 하려는지 알겠다. 화살을 뽑으려는 거겠지. 사니와는 피식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상 구기지 마. 어차피 해야 할 일이잖아?”

“..미안해. 대장.”

내 주머니를 뒤져보면 좀 더 사용하기 쉬운 도구가 있으니 그걸로 해.”

 

사니와의 말에 그의 주머니를 뒤져보니 손바닥 크기의 폴딩나이프가 접힌 채 있었다. 조심히 펼쳐보니 다른 칼들과는 달리 짧으면서도 칼 끝이 갈고리처럼 안쪽으로 굽혀져 있었다. 아마도 이런 용도로 사용하라는 거겠지. 자신의 본체에 주인의 피를 묻힐 일이 없어졌다. 이것도 그 나름의 배려라면 배려인걸까? 야겐 토시로는 떨리는 손으로 사니와의 입에 재갈을 물려주었다.

 

상처에 다가오는 차가운 강철, 속을 헤집는 칼날. 이제는 익숙한 것들이었다. 활을 맞아본 적은 처음이지만 깊숙이 들어간 총알을 뺄 때보다는 참을 만 했지만 그래도 표정이 찡그러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화살들이 빠지자 살이 움푹 패인 자리로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재빨리 지혈을 한 야겐은 실과 바늘로 상처들을 재빨리 꼬매기 시작했다. 상처를 꼬매고 곪지 않도록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는다. 고통스러웠을 만도 하건만 사니와는 인상을 찌푸릴 뿐 별다른 발악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옆에서 지켜보는 카센 카네사다와 츠루마루 쿠니나가가 더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괜찮니? 많이 아프겠구나.”

이봐. 이제 괜찮나? 정말..이런 놀라움은 사양이라고..”

 

가슴이 철렁 가라앉은 남사들과는 달리 정작 다친 사니와는 일어나 목을 좌우로 꺾으며 몸을 풀고 있다. 밖으로 나가려는 사니와를 남사들은 강제로 눕히고 여기저기 튄 핏물을 걸레로 닦아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다 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문을 벌컥 열고 나마즈오 토시로가 들어왔다. 얌전히 누워 있는 사니와를 발견하자 나마즈오는 그대로 사니와의 품에 뛰어들어서는 울음보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흐허허헝! 주군!”

나마즈오? 왜 울어?”

, 주군이 잘못되시는 줄 알고..흐으윽..”

그런걸로 안죽어.”

 

사니와는 자신의 품에 안긴 채 엉엉 우는 나마즈오를 차마 떼내지 못하고 그저 그의 뒷통수만 묵묵히 쓰다듬어주고만 있었다. 멍하니 나마즈오만 쓰다듬어주고 있는 사니와에게 조금 더 몸을 소중히 하는게 좋다며 카센과 츠루마루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사니와는 알았다며 대충 넘어가려고 하였지만 평소에는 오냐오냐하던 카센과 츠루마루는 이번에는 그럴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다독이며 계속 쓴소리를 하였다.

 

어느새 나마즈오까지 가세하자 세명의 잔소리를 못 이긴 사니와가 폭발하려던 찰나에 문틈 저 너머로 선생인 타카후미와 그의 손을 꼭 잡은 사요 사몬지의 얼굴이 보였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타카후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재빨리 방안으로 들어와 그를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아무렇지도 않게 활에 맞았다는 사니와의 답변에 타카후미는 눈앞이 아득해지는걸 느끼며 그들의 잔소리에 가세하였다. 주로 사니와라는 위치가 혼마루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내용이였다.

 

수십분에 이른 잔소리가 끝나자 사니와의 얼굴은 활에 맞았을 때보다 더 처참하고 고통스러워 보였다. 겨우 끝났다며 담배를 물기 시작하는 사니와의 곁으로 사요 사몬지가 조용히 다가왔다.

 

뭐야 너도 잔소리 하게?”

 

사니와의 퉁명스러운 말에 사요 사몬지는 아니라는 듯이 조용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언뜻 본 사요 사몬지는 자신의 본체를 꽉 쥔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렇게 만든 녀석들에게 복수해주겠어.”

오사요...”

 

사요의 분노섞인 속삭임에 카센 카네사다는 그러지 말라는 듯이 안타까운 얼굴로 사요 사몬지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니와는 사요의 말을 듣자마자 우스운 듯이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나쁘진 않지.”

주군! 무슨 말을..”

그런데 해보니까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더라.”

 

그래. 그렇게 좋은것도 아니였어. 마치 자기 자신에게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에 방안의 분위기는 차가운 물을 끼얹은 듯이 싸늘해져만 갔다. 조용한 방안에는 사니와의 키득거리는 웃음 소리만 들려왔다.

'연성물 > 나오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  (0) 2016.10.08
11  (0) 2016.10.08
09  (0) 2016.10.05
08  (0) 2016.09.26
07  (0) 2016.09.2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