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21guns.
025 본문
오리지널 사니와 언급됩니다.
시시오x남사니 주의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주의
“헤헤! 좋은 아침이에요! 어라 시시오씨. 간밤에 무슨일 있으셨나요?”
“아니..아무일도 없었어...”
“웃는 얼굴이 제일~! 시시오씨도 웃어보아요!”
“하하하하..”
눈가에 다크서클을 매단 채 힘없이 웃어준 시시오는 자신을 향해 행운을 빈다며 생글생글 웃어보이는 모노요시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 같은 중요한 날에 행운을 불러온다는 도검이 행운을 빌어준다니. 진짜로 행운이 올지 안올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마음의 안정은 오는 것 같다. 한숨을 푹푹 쉬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미다레가 있는 아와타구치의 처소로 가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단도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며 괜찮냐고 안부를 물어온다.
“시시오씨! 괜찮아?! 밤에 잠 안잤어?! 오늘같은 중요한 날을 앞두고 왜 잠을 안잔거야!”
“긴장되서 잠이 안온 걸 어떻해!”
“그래도 억지로 잤어야지! 주인님은 이미 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일단 이리와! 치장시켜 줄테니까!”
“아, 알았어..”
시시오를 질질 끌고 방에 집어넣은 미다레는 미리 사니와의 동생이 준비한 옷을 어서 입으라는 듯이 시시오에게 던져주었다. 검은색 방울이 인상적인 하카마를 입고 문 밖을 나서자 미다레가 꺄악하며 기쁨의 함성을 지른다. 역시 주인님의 동생분은 안목이 훌륭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미다레를 뒤로 하고 문 밖을 나서자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사니와가 어쩔줄 몰라하며 자신을 바라본다.
“역시 시시오는 잘어울리네..이런 옷은 나한테 안맞는데..”
“아..아냐! 주인도 정말 잘어울려!!”
“잘 어울린다니 하핫 정말 고마운걸?”
얼굴을 붉힌 시시오의 칭찬에 사니와는 밝게 웃으며 시시오의 손을 잡고 어서 가자며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언제 알아왔는지 모르지만 자신과 같이 동네 축제에 가자는 시시오가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다. 언제 한번 같이 가고 싶었는데 시시오가 먼저 제안해준것도 모자라 표까지 다 구해오다니. 너무나도 고마워서 미안할 지경이다. 고맙다고 자기가 밥을 사주겠다고 해도 이미 예약했다면서 코를 쓱쓱 닦으며 헤헤 웃는다.
“오늘은 나만 믿고 따라와 주인! 주인을 위해서 다 계획해 놨으니!”
“하핫. 알았어. 오늘은 시시오가 계획했으니 시시오만 따라갈게.”
“그..그러면 먼저 내 손잡아..인파에 길잃어버릴수도 있으니까..!”
사니와의 동생이 알려준 방법 중 하나는 ‘무조건 사이좋게 손을 잡고 다닐 것’이었다. 단순히 붙어다니는건 자신 있지만 축제때까지 사니와의 손을 꼭 잡고 다니라니..사니와가 거절할까봐 시시오와 미다레는 머리를 맞대고 수일동안 어떻게 하면 사니와에게 손을 잡는걸 납득시킬지 고민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게 바로 시시오가 찾은 변명이었다. 변명을 대도 혹여나 거절당하면 어쩔까 심장을 콩닥댄 것을 비웃듯이 사니와는 생긋 웃으며 시시오 옆에 딱 붙어서 그의 손을 다정하게 잡았다.
“이러면 돼? 시시오?”
“으, 응! 꼭 잡아. 안떨어지게..”
“하하 알았어 알았어. 꼭 잡고 있을게.”
긴장했던 것과는 달리 시작이 매우 좋다! 모노요시 덕분인진 몰라도 시작부터 행운의 여신은 시시오의 손을 번쩍 들어주고 있었다. 시시오는 맞잡은 손에서 사니와의 보드라운 온기를 느끼며 속으로 모노요시를 향해 넙죽넙죽 절을 하기 시작했다. 고마워 모노요시. 돌아갈 때 맛있는 간식을 사 갈게! 문득 옆을 바라보자 사니와는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며 축제가 열리는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렇게 좋아하는 사니와의 얼굴은 처음 본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시시오는 사니와의 동생이 써준 쪽지를 사니와 몰래 조용히 열어보았다.
첫 번째 줄에는 ‘점심전까지 축제 즐기기!’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니까..어떻게 즐기라는 거지? 너무나도 빈약한 설명에 시시오는 잠시 멍하니 쪽지를 보며 눈만 끔뻑이고 있었다. 거리를 앞에 두고 뭐부터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먼 기둥 뒤에서 뒤통수를 찌르는 눈빛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사니와의 동생이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빨리 어디로든 들어가라든 듯이 재빨리 손짓을 하기 시작하자 시시오의 마음은 다급해졌다. 재빨리 그를 이끌어 가까운 건물에 들어가니 화들짝 놀란 듯한 노파가 눈에 보인다.
“뭐..뭐냐..! 들어올 땐 노크를 해야지!”
“아..저 저기..! 미안!”
“어쨋든. 어떤 점을 보러 왔는고?”
“시시오? 점보러 온거야?”
여긴 뭐하는 곳이야?! 시시오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간판을 확인했다. 나무로 된 현판에 크게 적혀있는 글자를 확인하자 시시오는 절망감에 고개를 떨궜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점쟁이를 데리고 점집에 오다니! 내가 미쳤지! 첫 단추부터 잘 풀린다 싶더니 두 번째 단추는 크게 말아먹어버렸다. 어쩔줄 몰라 당황하는 시시오를 보며 사니와는 그의 손을 꼭 잡고 가늘게 눈을 뜬 채 자신들을 바라보는 할머니 앞으로 다가갔다.
“저희 둘. 점보러 왔어요!”
“호오. 남자 둘이서 오다니. 연애운인가? 아니면 앞으로 있을 미래?”
“편한걸로 해주세요!”
“그러면 그쪽부터 먼저 해주지.”
설마 주인이 상황을 무마시켜 줄이야! 어긋날 줄 알았던 두 번째 단추가 제자리를 찾아 쏙 들어갔다. 술술 잘 풀리는 상황에 시시오는 긴장을 풀고 앞에서 열심히 사니와의 관상을 쳐다보는 노파를 바라보았다. 과연 믿어도 되는 걸까? 우리 주인의 점괘는 정 반대긴 하지만 어쨌든 잘 맞는 편인데 이쪽은 어떨지 모르겠다. 시시오의 의심스러운 눈에도 노파는 잠시 사니와를 빤히 바라보고선 앞에 놓여있는 책을 펼쳐서 열심히 뭔가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노파는 갑자기 떡을 먹다 목에 걸린 사람처럼 가슴을 쿵쿵 두드리기 시작했다.
“에잉 뭐가 이리 꽉 막혔어!”
“무, 무슨 말이야?!”
“답답하구먼! 너무 꽉 막혀서 보이지도 않어!”
설마설마 했는데 한눈에 주인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이야! 어쩌면 이 노파, 주인보다 더 용한 점쟁이일수도 있을 것 같다. 노파에 말에 놀란 사니와가 입을 쩍 벌리고 굳어 있을 때 노파는 시시오의 얼굴을 힐끗 보더니 혀를 쯧 찬뒤 불만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팩 돌린다.
“답답이가 둘이니 정말 힘들어 힘들어.”
“무, 무슨 소리야?!”
방방뛰는 시시오의 팔을 조용히 잡은 사니와는 고맙다며 고개를 숙인 뒤, 복채를 두고 점집을 나왔다. 시시오도 정말 특이하네. 점보고 싶었어? 장난스레 생글생글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사니와의 얼굴을 똑바로 볼 자신이 없다. 붉어진 얼굴로 부끄럽다는 듯이 팩 고개를 돌린 시시오를 사니와는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오늘은 맡겨달라고 호언장담한 시시오지만 아무래도 현세에 사는 자신이 그보다 더 축제에 밝겠지. 매번 힘써준 시시오에게 잊혀지지 않을 하루를 선사해주자. 사니와는 결심을 굳힌 뒤, 제일 사람이 많아보이는 곳으로 시시오를 이끌고 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시오는 알지 못하였다. 설화에서 나오는 영웅들의 시련과 맞먹는 시련이 자신에게 닥쳐올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