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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물/나오키

026

프라이 ver1.0 2016. 5. 21. 00:31

오리지널 사니와 언급됩니다.

검x사니 주의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붕괴 주의









조용하던 혼마루의 대나무 숲이 출렁이기 시작하더니 곧 이어 현세와 연결되는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한다. 이윽고 게이트에서 인영이 어른거린다 싶더니 나오키의 손을 꽉 잡은 이치고 히토후리가 게이트를 뚫고 나온다. 현세에서 장을 보고 온 것인지 둘은 묵직한 장바구니를 손에 나눠들고선 서로를 바라보며 빙긋 웃으면서 혼마루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혼마루의 대문을 열고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반긴건 대문 앞쪽에 설치됀 커다란 좌판대와 좌판에 앉아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졸고 있는 카슈 키요미츠였다. 왜 좌판을 여기에 설치해 놓은 걸까요? 이치고 히토후리는 갑자기 등장한 좌판을 보고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 옆에 서있는 나오키에게 물어보았다.


"좌판이 왜 여기 있는걸까요?"


"글쎄? 시장이라도 만드려는 걸까?"


"으하암..주인왔네? 잠깐 이리와."


좌판이 설치됀 이유는 모르지만 이치고와 나오키는 카슈의 지시에 따라 좌판대 앞으로 향했다. 그들이 앞에 서자마자 카슈 키요미츠는 둘의 손에서 장바구니를 받아서는 좌판대에 올려놓았다. 이치고는 괜찮으니 잠시 내 옆으로 빠져줘. 이치고는 카슈 키요미츠의 말대로 카슈의 옆에 섰고, 그가 뒤로 빠지자 카슈는 나오키의 팔을 벌려서는 나오키의 몸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몸수색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허리춤을 잡고 바지 주머니를 뒤적이는 카슈의 행동에 나오키는 경악하며 지렁이처럼 몸을 뒤틀기 시작했고, 카슈 옆에 서있던 이치고 히토후리 또한 입을 쩍 벌린 채 카슈의 팔을 잡고 말리기 시작했다. 


"야 이..! 뭐하는 거야! 저리 안가?!"


"똑바로 서 주인. 그렇게 몸을 비비 틀면 몸수색을 제대로 할 수 없잖아. 이치고도 이 손좀 놓고."


"몸수색이요..?"


황당하다는 듯이 물어보는 이치고의 질문에 카슈는 환하게 웃으며 좌판대의 용도를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요새 주인이 자꾸 밖에서 이상한 물품을 들여와서 사고를 치니 우리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만들었어. 카슈의 말에 따르면 저 좌판대는 시장을 열기 위한게 아닌 자신을 수색하기 위한 일종의 검문소다. 내가 요즘 조그만한 사고들을 쳤다고는 하지만 검문소까지 만들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어느새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수색하려고 덤비는 카슈와 입씨름을 벌이는 나오키와는 달리 옆에 서 있는 이치고는 한숨만 푹푹 내쉴 뿐이였다. 


"카슈님. 몸수색은 제가 하겠습니다."


"이치고 히토후리 이 배신자야!"


"뭐 나야 상관 없어. 대신 봐주면 안됀다?"

 

극과 극으로 갈리는 둘의 반응이였다. 이치고는 능숙하게 나오키의 뒤로 다가가서는 그의 몸 여기저기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얇은 옷 너머로 그의 살결과 온기가 손에 느껴진다. 나오키 또한 카슈가 덤벼들때와는 달리 눈을 꼭 감고 얼굴을 붉힌채 순순히 이치고의 손길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수상한 물품은 없군요.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이치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슈는 음음. 하고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선 좌판대에 장바구니를 뒤엎어 놓았다. 카슈의 돌발행동에 나오키는 이거 정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고 그에게 삿대질을 해 보였지만 어차피 수색이 끝나면 자기들이 알아서 정리할거라는 카슈의 능청스러운 말대답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나오키가 조용해지자마자 카슈는 좌판에 늘어놓은 물품들을 용도별로 여기저기 분리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통조림 말고는 별 문제될만한 물품은 없는것 같다. 카슈는 자신을 위해 준비한 것 같은 제철 장미처럼 붉은 매니큐어를 반짝이는 눈으로 몇번 둘러본 다음, 품에 넣고선 수색을 종료하려고 하였다. 카슈가 고개를 돌린 그 순간, 그의 눈에 좌판 구석에 놓여있는 조그만한 검은 비닐봉투가 눈에 띄였다. 카슈는 조심스럽게 검은 비닐봉투를 열어서 좌판위에 쏟아놓았다. 


"주인 이거 뭐야?"


"거기 쓰여 있잖아. 해바라기 씨앗이라고."


"진짜 해바라기 맞아? 또 이상한게 아니라?"


"하아..카슈님. 저와 같이 사러 간 것이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치고 히토후리의 말에 카슈는 잠시 고민하나 싶더니 알았다는 듯이 둘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검문소를 통과한 나오키는 남사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여기저기 전달해 준 후에 지친다는 표정으로 신발도 벗지 않은 채로 본채 마루에 팔다리를 쭉 뻗은 채로 드러누웠다. 이치고 히토후리는 그의 신발을 조심스럽게 벗겨준 후에 헝클어진 그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아래에서 캥캥하는 여우 우는 소리가 들린다.


"사니와님! 여기 정부의 공문이 왔습니다."


"오. 콘노스케네? 내가 특별히 현세에서 너 줄것도 사왔지."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난 나오키는 품에서 조그만한 개껌을 꺼내서는 물어보라는 듯이 콘노스케에게 내밀었다. 자신 앞으로 내밀어진 개껌을 본 콘노스케의 얼굴은 시무룩하게 변해버렸다.


"사니와님. 전 개가 아닙니다만.."


"그래도 개과잖아. 먹어."


"저는 그것보다는 사니와님 옆에 놓인 유부가 더 탐나는군요..."


콘노스케의 말에 나오키는 자신 옆에 놓인 인스턴트 유부가 들어있는 봉투를 손에 들어보이고선 확인해주듯이 손으로 가르켜보였고 콘노스케는 눈을 초롱초롱 빛냄과 동시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보였다. 어차피 미츠타다에게 인스턴트라고 빠꾸먹은건데..그냥 줘볼까? 나오키는 떨떠름한 얼굴로 자신 옆에 앉아있는 이치고에게 물어보았고, 이치고는 환하게 웃으면서 주군의 뜻대로 하십시오라고 답해주었다. 결국 나오키는 봉투를 뜯어서는 젓가락으로 유부 하나를 들어서는 콘노스케에게 먹여주었다. 


"맛있냐..?"


"으음..전에 먹었던 거와는 확실히 차이가 나지만 이런 불량스러운 맛도 정말 좋군요!"


"그래? 그럼 또 먹어라."


"감사히 받아먹겠습니다 사니와님!"


유부를 넙죽넙죽 받아먹는것이 마치 강아지 같다. 나오키는 피식 웃으며 유부하나를 집어서 콘노스케의 입에 넣어주려고 하였다. 하지만 콘노스케가 유부를 입에 넣으려는 사이, 작은 노란색의 무언가가 그 사이를 잽싸게 스쳐지나간다 싶더니 유부를 가로채서는 우물대기 시작했다. 방금 그건 뭐지? 어안이 벙벙해진 나오키는 노란색 물체가 스쳐지나간 곳을 보았고, 그곳에는 항상 나키기츠네와 붙어다니는 말하는 여우가 유부를 꿀떡꿀떡 삼키고 있었다.


"주군! 너무하십니다! 절 놔두시고 이런 잔치를 베푸시다니요!"


"그게 문제가 아닐텐데.. 같이 다니던 나키기츠네는 어쨌어?" 


"나키기츠네라면 지금 밭당번으로 바쁩니다."


"그럼 같이 도와줘야하는거 아니냐."


"그 문제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 저 대신 당나귀가 힘내주고 있으니까요!"


여우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오키는 고개를 돌려서 밭쪽을 보았다. 과연 여우의 말대로 나키기츠네의 옆에는 쟁기를 멘 당나귀가 긴 귀를 쫑긋거리며 밭을 갈고 있었고, 나키기츠네는 힘내라는듯이 당나귀의 목을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술에 만취해서 타고 온 당나귀가 저리 도움이 될 줄이야!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마리 더 사야겠다. 


나오키가 당나귀를 향해 감탄사를 내뱉는 사이, 이치고는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는 말싸움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자신의 유부를 먹어서 성이 난 것인지 콘노스케는 나키기츠네의 여우를 향해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고, 나키기츠네의 여우 또한 어디서 굴러온 여우냐면서 콘노스케를 향해 축객령을 내리고 있었다.


"무례합니다! 저건 제 유부입니다! 도둑처럼 몰래 들어와서 훔쳐먹다니!"


"훔쳐먹다니 무슨 소리옵니까! 저는 이 혼마루의 일원인 나키기츠네의 여우! 저희 주군께서는 황송하게도 저희를 가족으로 대해주시고 있으니 저 또한 주군의 가족이옵니다! 도둑은 아무 말 없이 혼마루에 기어온 그쪽입니다!"


"무..무슨 망언을! 저는 사니와님들을 도와주는 대롱여우입니다! 그쪽과는 급부터 다릅니다!"


"그건 저를 향한 모욕입니다!"


어느새 둘의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험악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서로를 향해 이를 들어내며 으르렁 거리기 시작했다. 조그만한 동물 둘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며 곧 뛰쳐나갈 듯이 앞다리로 땅을 벅벅 긁는 모습은 보는 자 입장에서는 귀엽기 그지 없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나름 진지한 싸움이였다. 주군. 어서 말려야합니다. 이치고는 나오키에게 말리라고 충고할 목적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그곳에는 어느새 온 것인지 나마즈오와 함께 둘의 모습을 흥미로운 모습으로 지켜보는 나오키가 있었다.


"이봐 나마즈오. 누가 이길것 같아?"


"저는 나키기츠네의 여우가 이길것 같아요! 딱 봐도 날렵해 보이잖아요?"


"에이 나마즈오는 뭘 모르네. 딱봐도 콘노스케가 덩치가 더 크잖아. 덩치 큰게 최고야." 


"저건 덩치가 큰게 아니라 머리만 비정상적으로 큰게 아닐까요?"


서로 누가 이길지 과자를 걸고 내기를 하는 둘의 모습을 보고선 이치고 히토후리는 이마를 짚었다. 주군이야 뭐 그러려니 하지만 나마즈오까지 이럴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주군에게서 안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나중에 한번 시간을 내어 주군과 같이 묶어서 가르쳐야겠다. 이치고가 한숨을 쉬는 사이, 조그만한 둘은 어느새 싸울 작정인지 서로를 향해 이를 들어내면서 빈틈을 노리고 있었다. 서로를 향해 달려드려는 찰나, 재미난 듯이 웃음을 띈 목소리가 들리더니 손을 들어 나오키가 들고있는 유부봉지를 홱하고 가져가기 시작했다.


"이거 이거. 시끄러워서 나와봤더니 주인님께서 절 위해 이런 맛있는 것을 준비하셨을 줄이야.. 이 작은 여우는 기쁘답니다."


"작기는 무슨..너 키 크잖아. 코기츠네마루."


눈을 가늘게 뜬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나오키를 향해 코기츠네마루는 재밌다는 듯이 생글생글 웃어보이고선 젓가락을 받아서는 유부하나를 들어 우물우물 먹고서는 감상평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직접 만든 것보다는 못한 맛이지만 새콤한게 은근히 맛있군요. 감사히 먹겠습니다."


"그러지 말고 조그만한 여우들에게 양보하는건 어때?"


나오키는 어느새 코기츠네마루의 발치에서 분한듯이 캥캥거리며 펄쩍펄쩍 뛰는 콘노스케와 여우를 손가락으로 가르쳐보았다. 코기츠네마루는 잠시 자신의 발치를 보더니 주인님의 명대로라면 이라는 말과 함께 젓가락으로 유부를 집어서는 넙죽 물었다. 뭐야 조그만 애들에게 준다며? 나오키는 황당한 듯이 코기츠네마루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양보한다며?"


"저는 주인님의 명대로 작은 여우에게 양보했습니다만?"


"그런데 왜 너가 먹어. 쟤네들 날뛰는거 봐라."


"크지만 코기츠네마루. 제가 바로 작은 여우! 크지만요!"


저 말장난은 이제 대꾸하기도 귀찮다. 코기츠네마루라니 대체 누가 지은 이름인지 모르지만 저런 건장한 청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이치고와 나마즈오 또한 뜻밖에 상황에 멍하니 코기츠네마루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주인님.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코기츠네마루는 큰 몸집과는 맞지 않게 우아하게 고개를 숙이고선 유부 봉투를 들고 자신이 머무는 곳으로 떠나기 시작했고, 그 뒤로 거기 서라는 말과 함께 정말로 작은 여우 두마리가 쫑쫑거리며 코기츠네마루를 쫒아간다. 


"주군. 그리고 나마즈오. 이리로 앉아보십시오."


하지만 나오키와 나마즈오의 시련은 이제 막 시작이였다. 자신의 앞에서 대놓고 내기를 하는 짓을 이치고 히토후리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나오키와 나마즈오는 무릎을 꿇고 이치고의 감시하에 팔이 빠지도록 반성문을 쓸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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