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 ver1.0 2016. 8. 11. 14:11

오리지널 사니와 언급됩니다.

검x남사니 주의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붕괴 주의



달리는 버스 창가로 선선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지럽힌다. 창 밖 풍경에 눈이 팔린 사니와와 그 옆에서 풀어진 얼굴로 캔에 담긴 인스턴트차를 즐기는 미카즈키 무네치카, 그리고 사니와의 얼굴에 정신이 팔린 시시오까지. 세명을 실은 버스가 산길을 건너고 있었다. 몇 일전, 사니와는 더위도 잊을 겸 콘노스케가 준 티켓도 쓸 겸 온천여행을 가자고 남사들에게 제안하였다. 남사들은 사니와와 온천을 간다는 생각에 손들어 반겼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누가 가느냐였다. 서로 언쟁을 벌이던 남사들은 결국 제비뽑기로 결정하자고 정했고 결국 온천여행에 당첨된 건 시시오와 미카즈키 무네치카였다.

핫하하 웃으면서 좋아하는 미카즈키 무네치카와는 달리 시시오의 얼굴은 전장에 나서는 것 마냥 비장하기 그지없었다. 이번 여행을 빌미로 주인과의 사이를 더욱더 진전시키겠다는 각오를 한 시시오는 주먹을 꼭 쥐어보였다. 그들을 실은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내린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두 눈을 빛내며 감탄해 보였다. 산 윗자락에 자리잡은 커다란 료칸은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신비한 분위기를 뽐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료칸을 통째로 빌렸는지 종업원을 제외한 인원은 사니와 일행 3명밖에 없었다.

안내받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인원수에 맞게 준비된 유카타를 입고 밖으로 나온 시시오의 눈에 오비를 가지고 씨름하는 미카즈키 무네치카가 보였다. 저 영감님 유카타도 혼자 못입는거야?! 혼마루에 있을때는 그저 옷에 장식이 복잡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저런 간단한 옷도 혼자서 못 입을줄 꿈에도 몰랐다. 곤란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는 시시오의 옆으로 사니와가 미카즈키에게 다가가더니 자기가 매주겠다며 미카즈키에게 딱 붙어서 매듭과 씨름하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더 이상하게 매질 뿐이였다.

한참동안 풀었다 맸다를 반복한 사니와는 역시 자기 자신 것이 아니면 잘 못매겠다며 난색을 표하더니 미카즈키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허리춤을 끌어안고 오비끈을 매기 시작했다. 시시오가 얼굴을 붉히던 말던 미카즈키의 허리춤을 끌어안고 계속 오비끈에 열중한 덕분에 미카즈키의 오비끈은 제대로 예쁘게 매지기 시작했다. 다 했다며 이마의 땀을 훔치는 사니와의 눈에 오비끈을 풀어해친 시시오가 보였다.

“시시오..설마 너도 못매는거야?”

“으,응! 잘 못매겠더라고! 헤헤..”

“하아. 어쩔 수 없지. 이리 와봐. 내가 매줄게.”

헤이안 시대의 검들이라 그런가? 겉보기와 달리 손이 많이 간다. 사니와는 미소를 띄고 미카즈키에게 했던 것처럼 무릎을 꿇고 시시오의 허리춤을 끌어안고 오비끈을 매기 시작했다. 사니와가 끌어안자마자 시시오의 얼굴은 곧 터질것처럼 빨개지고 호흡또한 불규칙하게 변하기 시작했지만 아쉽게도 사니와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세 사람은 온천 입구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어차피 온천에는 벗고 들어갈건데 왜 저 끈에 체력을 소모한거지? 한숨을 쉬며 옷을 벗는 사니와의 눈에 뒤로 슬금슬금 도망치는 시시오가 보인다. 쟨 또 왜 저러지? 수건으로 앞을 대충 가린 사니와는 뒤로 가서 시시오의 팔을 꽉 붙잡았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게 뭔가 이상하다.

“시시오. 어디가? 같이 들어가야지.”

“나, 난 조금 이따가 혼자 들어갈게!”

“그런게 어딧어! 다 같이 즐겨야지 여행을 온 의미가 있지! 자 가자!”

“나, 난 괜찮다니까! 영감이랑 같이 먼저 씻어!”

먼저 씻으라는 시시오와 같이 씻자며 팔을 잡아당기는 사니와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씨익 미소를 지으며 쭉 잡아당기는 사니와는 천천히 시시오를 온천쪽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시시오의 필사적인 발악이 이어지자 사니와의 발이 미끄러짐과 동시에 시시오가 그의 위로 꽈당 넘어진다. 동시에 시시오의 눈에 경악할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앞을 가린 수건을 아슬아슬하게 풀어해친 사니와가 자신의 아래에 뒷통수를 문지르며 누워있다. 팔 사이로 보이는 사니와는 평상시처럼 헤헤 웃고 있다. 포즈만 보면 시시오가 사니와를 덮치는 꼴이다. 야릇한 상황에 사니와의 위에 엎드려 있는 시시오의 심장은 터질것처럼 격렬하게 뛰고 있었고, 얼굴에 피가 쏠리는게 느껴졌다.

“아야야..아프잖아 시시오..”

“주...주인..! 나,난..!”

“음..미안한데 비켜주지 않을래? 살짝 무겁거든..”

정신을 차린 시시오가 재빨리 옆으로 비켜주자마자 천천히 일어난 사니와는 뒷통수를 문지르며 시시오에게 다시 한번 같이 들어가자고 말하였고, 이번에는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인지 시시오는 얌전히 옷을 벗고 사니와에게 손을 잡힌 채 온천 안으로 들어갔다. 온천 안에서도 시시오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슬금슬금 거리를 벌리는 시시오의 옆에 악착같이 달라붙어 앉는 사니와의 행동에는 고의성마저 느껴졌다. 맨 허벅지로부터 느껴지는 사니와의 살결은 따뜻하고 부드러웠지만 시시오의 심장에는 견딜 수 없는 무리를 주고 있었다. 결국 추격전을 종식시킨건 미카즈키였다. 미카즈키가 둘 다 이리로 오라며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톡톡 치자마자 시시오와 사니와는 미카즈키의 옆자리에 다닥다닥 붙어앉았다.

“여기 온천수는 따뜻하고 포근한게 아주 좋구나..”

“미카즈키가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뭐 영감이니까.”

미카즈키는 눈가에 곡선을 그린 채 자신 양 옆에 붙어앉은 시시오와 사니와의 머리를 기특하다는 듯이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사니와는 마음에 두고 있는 자가 있느냐? 시시오는 무슨말 하냐며 평화롭던 분위기에 갑자기 폭탄을 터트린 미카즈키 무네치카를 노려보았지만 미카즈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하하하 웃기만 했다.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 없는걸? 자연스럽게 즉답하는 사니와의 모습에 시시오는 한숨을 쉬었다. 역시 아직 저 철벽을 깨기에는 아직 멀었다.

“그러면 얘야. 만약에 널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할거니?”

“에이 미카즈키. 나 그렇게 인기 없어.”

“후아아....”

“자자. 시시오야. 한숨은 그만 쉬거라.”

농담하지 말라는 듯이 팔을 톡톡치는 사니와를 보며 미카즈키는 애써 미소를 지어주었고, 사니와 옆에 앉은 시시오는 사니와의 뚫리지 않는 철벽에 더욱더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런 상황에도 사니와의 눈은 초롱초롱 순진하게 빛난다.

“하하핫. 우리 사니와는 여전하구나.”

“엥 미카즈키 그게 무슨말이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란다.”

그래도 아직까지 마음을 두고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건 엉뚱하게 누군가 채가지 않는다는 소리로 받아들여도 되겠지? 실의에서 일어나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진 시시오의 눈은 희망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시시오가 혼자 불타오르는 사이, 사니와와 미카즈키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음. 좋아해주는 사람. 나한테도 있으면 좋겠네. 사랑받는거 좋잖아?”

“호오..”

“아 물론 무차별적인 맞선은 싫어.”

사니와의 긍정적인 반응에 시시오의 눈동자가 희망으로 가득찬다. 희망의 동앗줄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만 같다. 츠루마루 쿠니나가와 맞선을 견제하는 것만 해도 벅찼는데 시나노 토시로라는 주인의 품을 탐하는 단도가 등장함으로 인해 겉으로 내색은 안하지만 시시오의 마음은 속으로 타들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어떤 짓을 해도 아무런 반응도 안해주는 사니와에게 서운함과 야속함마저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저런 사랑스러운 말이라니! 온천 지붕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시시오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후광처럼 느껴진다. 시시오가 사니와의 말 한마디에 감동에 휩싸인 사이 사니와는 온천에서 나와 저 구석에 앉은 미카즈키의 등을 열심히 밀고 닦아주고 있었다.

열심히 등을 밀어주니 미카즈키는 좋은지고 좋은지고 라며 생긋생긋 웃는다. 사니와라기보단 주인의 목욕시중을 들어주는 시종의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미카즈키 몸이 꽤나 튼튼하네. 사니와의 아무생각 없는 한마디에 온천에서 그런 소리 하지 말라며 시시오가 뛰쳐나온다.

“주, 주인 뭐하는거야!”

“응? 미카즈키 등밀어주고 있어.”

“핫하하. 시시오는 정말 질투가 많구나.”

“영감은 조용히 해!”

“시시오도 조금만 기다려. 등 밀어줄테니.”

차분한 사니와의 말에 시시오는 사니와 뒤에 앉더니 사니와가 미카즈키에게 해주던 것처럼 사니와의 등을 밀어주기 시작했다. 사니와의 등은 좁지만 매끌매끌한 감촉이 기분 좋았다. 멍하니 시시오가 사니와의 몸을 밀어주던 도중, 사니와는 간지럽다며 깔깔 웃으며 몸을 여기저기 비틀기 시작했다.

“시, 시시오..! 간지러워!”

“아..아아?!”

“등만 밀어도 돼!”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시시오의 손은 사니와의 등이 아니라 겨드랑이에 향하고 있었다. 얼굴이 새빨개진채 미안하다고 연신 고개숙여 사과하는 시시오의 눈과 장난기를 가득 담은 미카즈키의 눈이 마주쳤다. 시시오는 음흉하구나. 입을 가리고 웃는 미카즈키의 말에 시시오는 얼굴을 붉히며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고 소리를 박박 질렀다. 어느새 조용하던 온천 안에 시시오를 놀리는 사니와와 미카즈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