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 ver1.0 2016. 7. 25. 19:36

오리지널 사니와 언급됩니다.

검x남사니 주의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붕괴 주의




째깍째깍. 방에 시계바늘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분침이 위를 가르키자마자 방안에 째르릉하는 날카로운 자명종소리가 가득 찬다.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사니와는 기지개로 찌뿌둥한 몸을 한번 푼 다음, 조용히 버튼을 눌러 자명종을 껏다. 주인은 낮잠을 정말 좋아하네. 방문을 열고 고개만 빼꼼 내민 시시오의 목소리에 사니와는 버릇이 되버렸다며 하하 웃어주었다.


“버릇이 들어버려서. 이제는 정해진 시간에 낮잠을 안자면 일이 손에 안잡혀.”

“뭐 조금 자는 거라면 괜찮잖아? 머리도 맑아지고.”

“하하하. 그렇게 생각해준다니 고마운걸?”


사니와는 이불을 반듯이 갠 다음, 책상에 앉아 아까 마저하던 업무를 계속하기 시작했다. 자신 옆에 착 달라붙어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시시오의 의젓한 모습에 사니와는 방그레 웃으며 계속해서 전적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요즘따라 점괘가 안좋게 나오는 바람에 출전 횟수가 바닥을 긴다. 이러면 경고같은게 오지 않을까? 자신만 혼나는 거면 상관없지만 담당자나 남사들에게까지 화가 미칠것 같아 걱정된다.


시시오는 얼굴에 근심 걱정을 드리운 채 어두워져있는 사니와를 위로해 주듯이 어깨를 살살 주물러주었다. 고개를 돌린 사니와의 눈에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이를 들어내며 해맑게 웃는 시시오의 미소가 보였다. 그래 남사들을 봐서도 힘내야지. 기운을 차린 사니와는 열심히 그동안의 전적과 실적들을 책에 적기 시작했다. 일을 마친 사니와는 뻐근하다는 듯이 자리에서 허리를 몇 번 틀고선 시시오에게 나가는김에 보관소에 좀 꽃아달라며 책을 건네주었다.


소중한 것마냥 사니와에게 받은 책을 가슴에 꼭 껴안은 시시오는 방을 빠져나가 모퉁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모퉁이를 도는 그 와중에도 혹시 누가 따라오지 않을까 불안한 눈으로 뒤를 살핀다. 떨리는 눈으로 좌우를 살핀 다음,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시시오는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열심히 먹을 갈고 있는 카센 카네사다와 붓들을 꺼내서 손질하는 사요 사몬지가 보인다. 들어가서 책을 내미니 카센이 늦었다고 시시오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너무 늦지 않았나.”


“어쩔 수 없었어! 주인이 중간에 일하다가 낮잠을 자버렸는걸.”


“두분 다...지금 급한건 그게 아니잖아요..”


사요의 만류에 카센 카네사다는 빈 책을 책장에서 꺼내더니 주인이 쓴 책을 펼쳐 정 반대로 빈 책에 적어내기 시작했다. 눈앞에서 태연히 벌어지는 서류 위조의 현장에 시시오는 입안이 쓰려오기 시작했다. 사실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카센이 위조하고 있는 실적이 진짜 실적이고 주인이 적어낸 것이 가짜 실적인 것을.. 정말 안걸리는 거지? 시시오의 걱정이 가득 담긴 질문에 카센 카네사다는 흘러내린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걱정말라는 듯이 시시오를 안심시키기 시작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사니와의 글씨체는 단조로워서 흉내내기 아주 쉬운편이니.”

“하..하지만! 이건 마치 주인을 속이는 것 같잖아!”

“속이는 것 같아가 아니라 정말 속이는 거에요... 시시오님.”


사요의 조용한 목소리에 시시오의 가슴속에 바늘 하나가 나타나서 갑자기 콕콕 찔러대기 시작했다. 이래선 안된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주인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간 반드시 알려줘야지. 시시오는 굳게 다짐한 채 열심히 장부를 위조하는 둘을 내버려두고 다시 사니와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와보니 자신이 있어야 할 주인의 옆자리는 이미 카슈 키요미츠와 야마토노카미 야스사다가 꿰차고 있다.


“주인. 더운데 고생했어. 자 내 무릎에 누워!”

“목 마르지? 여기 물 떠왔어!”

“둘다 너무 고마워!”


감격에 겨운 사니와의 목소리에 두 남사는 부담 느낄 필요 없다며 생긋 웃는다. 시시오의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길에 두 남사는 히죽 웃더니 카슈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사니와의 머리를 열심히 쓰다듬기 시작한다. 있지 주인. 우리들 중 누가 제일 질투가 심할 것 같아? 조용히 던진 카슈 키요미츠의 질문에 화들짝 놀란 시시오는 하지 말라고 버럭 소리지르며 카슈의 마수에서 사니와를 떼어내 뺏기기 싫다는 듯이 꽉 껴안았다.


“둘 다 주인한테 무슨 말을 하는거야!”

“봐봐. 또 저런다니까.”

“하여간 시작도 못한 주제에 타오르는건 제일이야.”

“너희들..진짜..”


두명의 도발에 시시오의 얼굴이 시뻘개지고 주먹이 부들부들 떨린다. 시시오가 소리를 빽 지르려는 찰나 껴안은 주인이 빠져나오더니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말을 더듬으며 카슈와 야스사다에게 바락바락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내..내가 하는건 질투가 아니야! 저..정당한 형으로써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아..아니 주인. 우린 주인에게 하는 소리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동생을 소중히 생각하는데..!”


아니 주인에게 그런거 아니라니까! 카슈 키요미츠는 답답한 나머지 가슴을 주먹으로 퉁퉁 치기 시작했다. 애초에 주인 옆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 바보 시시오에게 한 소린데 왜 애먼 주인이 낚여 오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둘 다 바보라니까. 야스사다도 카슈 키요미츠와 같은 생각인지 한심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고 보니 주인. 이제 집 한번 들려야 할 때 아니야?”

“맞아 맞아. 지난번 같이 갔을때 정말 좋았지~”

“응. 안락하고 좋았지.”

“음..그러고 보니 이번에 잠깐 집보러 하루정도 가야하긴 가야하는데..”


주인의 집이라니 가보고 싶다! 어떤 모습일까! 분명 점과 예언에 관련된 명가일 것이다. 들어가면 혼마루 본채보다 커다란 저택에 고용인만 수십명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림으로만 보던 현세의 커다란 아파트라는 것일수도 있다. 시시오가 기대에 젖어있는 사이 카슈와 야스사다는 이번에도 자신들을 데려가달라며 조르기 시작했다. 분명 지난번처럼 도움이 될거라며 열심히 사니와를 설득하는 카슈 키요미츠에게 시시오가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떼어내기 시작했다.


“뭐하는거야! 저리 비켜!”

“너야말로 비켜! 넌 한번 갔다왔다며! 이번에는 내가 갈꺼야!”

“너 거기가 어딘줄은 알아?”

“이번에 가면 알 수 있겠지!”


어느새 세 남사는 자기가 갈거라고 투닥투닥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보다못한 사니와는 가위바위보로 결정하라고 하였고, 결과는 야스사다와 시시오의 승리였다. 자기만 빼놓고 간다는 사실에 뽀료통 화가 나있는 카슈 키요미츠를 사니와는 화 풀라는 듯이 웃으면서 쓰다듬어주었다. 나중에 올때 예쁜 매니큐어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자 카슈 키요미츠는 다 풀렸다는 듯이 헤헤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집에 가는 날, 아침부터 입구에 쪼그려 앉아있는 시시오의 모습에 야스사다와 사니와는 그만 웃음을 터트려 버렸다. 그렇게 기대되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위 아래로 끄떡이는 시시오의 모습에 사니와는 약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갔는데 기대이하면 어쩌지. 그렇게 볼만한 곳은 아닌데..


“시시오. 정말 우리집 볼거 없는데 괜찮겠어?”

“응! 괜찮아!”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다?”

“알았다니까.”


가방을 둘러맨 채 걸어가며 계속 물어보는 사니와의 질문에도 시시오는 계속 가고 싶다고만 하였다. 사실 시시오 입장에서는 집의 크기나 모양은 중요하지 않았다. 사니와의 집이라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시시오에게는 가야만 할 이유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사니와를 따라 현세의 자동차를 탄 시시오의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사니와의 집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시오의 예상과는 달리 그들을 태운 자동차가 멈춘 곳은 한적한 시골이였다. 여긴 내가 상상하던 곳이 아닌데?! 당황한 시시오가 좌우로 고개를 돌리는 사이 야스사다와 사니와는 외양간이 딸린 자그마한 집에 들어갔다. 어서 와! 시시오. 여기가 내 집이야! 당황한 시시오의 눈에 마당에 누워있는 개 그리고 그 옆을 졸졸 지나가는 병아리 무리가 보인다. 당황하는 시시오와는 달리 야스사다는 짐을 능숙히 방에다가 푼 다음, 잘 지냈냐며 누워있는 개의 배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어느새 갈아입었는지 회색 작업복에 밀집모자까지 쓰고 있는 사니와를 바라본 시시오의 눈 앞이 아찔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