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형제
오리지널 사니와 언급됩니다.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붕괴 주의
몇시간 전. 오랜만에 연련장에 온 사니와는 모두와 함께 찬찬히 상대를 고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한 사람의 사니와명이 눈에 뜨였다. 이사람이랑 연련을 하면 좋을것 같아요. 차분한 목소리로 청년은 상대를 지목했고, 동시에 남사들의 시선은 청년에게로 향했다. 청년은 아무 문제 없다는 듯이 싱긋 웃어보이고선 지목한 상대와 연련전 상호에 대한 예를 취하기 위해 연련장에 마주 서 보았다. 이쪽의 얼굴을 확인한 상대의 얼굴이 형편없이 일그러진다. 청년은 그런 얼굴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향해 환하게 웃으면서 반갑다는 듯이 상대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동생아!"
"형.."
"만나서 반갑구나!"
동생이라 불린 상대편은 형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팔을 벌린채 웃으면서 달려가는 청년의 모습은 동생을 만나서 반가운 형의 모습 그대로였다. 다행이군 별탈없이 넘어가는 모양이다. 청년쪽에 선 히자마루는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안도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때였다. 청년의 눈이 흉흉하게 변한다 싶더니 자세를 숙인 상태로 상대방의 복부를 향해 뛰어오른 후 그대로 어깨를 이용해 복부를 들이 받아버렸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피어가 동생이라 불린 청년에게 들어갔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거친 비명이 연련장에 울려퍼졌고 양쪽의 남사들의 표정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불시에 일격을 허용한 동생은 배를 부여잡고 쓰러져 있었고 그 위로 분노에 가득 찬 형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지난번에 날 의자로 치고 도망갔겠다?! 오늘 어디 한군데 부러질줄 알아라."
"지옥에나 떨어져. 망할 자식!"
"오냐.. 오늘 너 목따고 지옥가련다."
형은 이를 부득 갈더니 쓰러진 동생의 몸위로 발길질을 가하기 위해 발을 들어올린다. 동생또한 발길질을 굴러서 피하더니 잽싸게 일어나 오른손을 뻗어 형의 얼굴에 시원한 라이트 훅을 선사해준다. 졸지에 남사들의 단련을 위한 연련장은 사니와들의 결투를 위한 콜로세움이 되어 버렸다. 남사들끼리 검술시합을 하랬더니 사니와끼리 종합격투기를 하고 있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양쪽의 남사들과 담당자들까지 우르르 몰려나와 사니와들을 말리기 시작했다. 서로 엉켜 붙은채 치열하게 싸우는 사니와들의 허리를 붙잡고 떼어놓는다. 마치 야구장의 벤치 클리어링과도 같은 광경에 주변의 이목이 집중되었지만 사니와들은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서로를 향해 폭언을 늘어놓는다.
"산죠대교가서 총 맞고 죽어버려!"
"너야말로 이케다야에서 창맞고 죽어라! 최대한 고통스럽게!"
더 이상 못봐주겠다. 히자마루는 손바닥으로 동생을 향해 흉칙한 욕을 늘어놓는 입을 틀어막고 질질 끌고가기 시작한다. 잔뜩 흥분한 사니와는 혼마루에 도착할때까지 펄펄뛰었다. 겨우겨우 진정시켜 본채로 데려와 앉혀놓으니 얼굴꼴이 말이 아니다. 히자마루는 한숨을 쉬고 구급상자를 찾기 위해 문밖을 나섰다. 구급상자를 들고 본채를 가던 도중, 나무 위에서 밝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주인님은 오늘도 동생분과 싸우고 오셨나요?"
"그래. 게다가 날이 갈수록 강도가 심해지고 있다."
"정말 큰일이네요.."
"그러게 말이다.."
나무에서 폴짝 뛰어내린 이마노츠루기는 히자마루의 뒤를 따라 사니와가 앉아있는 본채로 들어갔다. 본채에는 무릎을 꿇고 정좌상태로 앉아 있는 사니와를 향해 쓴소리를 퍼붓는 이와토오시가 있었다. 그렇게 자중하겠다고 말하더니 또 싸우고 왔나? 사니와는 자신을 향해 눈을 번뜩이는 이와토오시의 시선을 피해 아무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히자마루는 손을 들어 이와토오시에게 그만하라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였다. 이와토오시는 조용히 이마노츠루기 옆에 앉았고, 히자마루는 손으로 사니와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게 하였다. 입술은 검붉은색으로 변한채 부어올랐고 코에서는 새빨간 피가 줄줄 흐른다. 마치 경기후의 권투선수와도 같은 모습에 히자마루는 한숨을 쉬고 코에 휴지를 꼽아준 다음, 소독약에 적신 솜으로 터진 입술을 닦아준다. 아픕니다 히자마루님. 사니와는 아프다며 투정을 부려봤으나 돌아오는건 히자마루의 엄격한 목소리였다.
"너희 둘은 형제 아닌가?"
"네 맞습니다만..제가 말씀드렸듯이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복잡한 사정이라는 말에 히자마루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확실히 둘의 문제는 복잡했다. 사니와를 보건데 둘다 자신들을 대할때는 예의가 바르지만 고집이 세고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마저 강하다. 어렸을때부터 치고박으면서 자랐고, 형쪽이 먼저 사니와가 되면서 점점 두사람간에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말려야 할 그들의 가문은 한술더떠서 알량한 전통을 들이밀며 사니와로서 뛰어난 사람에게 가주자리를 물려주고 진 사람은 호적에서 제외된다고 선포했다. 그 후로 만날때마다 서로를 위한 비난이 시작되었고 곧 비난은 난투가 되었다. 이제는 서로를 효과적으로 패기 위해 현세에서 격투기까지 익히는 두 사람이였다.
모두가 한숨을 쉬며 앞날을 걱정하던 도중 히자마루에게 얌전히 치료받던 사니와의 터진 입술에서 경악할만한 말이 흘러나온다.
"역시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해야하나.."
"주인!!"
이와토오시의 천둥과도 같은 고함이 본채에 쩌렁쩌렁 울린다. 히자마루와 이와토오시뿐만 아니라 이마노츠루기까지 눈을 시퍼렇게 뜨고 노려본다. 동생에게 자객을 보내겠다니 제정신인가? 싸늘한 히자마루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사니와는 손을 내저으며 농담이라고 해 보았지만 차갑게 식은 방안의 공기는 여전하였다. 히자마루가 사니와에게 호통을 치려던 찰나에 문지방 긁는 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열어보니 콘노스케라고 불리는 대롱여우가 들어오더니 고개를 숙여보인다.
"안녕하십니까! 정부에서 공문이 있어서 와보았습니다."
"공문이라뇨? 저는 못들었습니다만.."
"저기 앉아계신 히자마루님을 대동하고 현세로 여행을 떠나라는 정부의 명령이옵니다."
유독 명령이란 말을 강조한 콘노스케는 물고 있던 쪽지를 사니와에게 건네주고 히자마루의 귀에 무언가 속삭이더니 밖으로 뛰어나갔다. 사니와가 받은 쪽지에는 모일 일시와 산속의 산장이라는 위치밖에 쓰여있지 않았다. 히자마루에게 물어봐도 묵묵부답이였다.
그리고 다음 날, 히자마루와 함께 배낭을 메고 적혀있는곳에 나온 사니와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고개를 돌려 상대편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며 왜 저녀석이 여깃냐고 따지기까지 하는 사니와였다. 손가락질을 당한 동생또한 왜 형이 여깄냐며 같이 온 금색단발머리를 한 남사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남사들은 사니와들의 항의는 아란곳하지않고 서로를 향해 따스한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설마 형님이 오실줄은 몰랐습니다. 그간 건강하셨습니까?"
"이야..나도 동생이 올줄은 꿈에도 몰랐는걸? 오랜만이야. 동생."
서로를 향해 따스한 말로 안부를 묻는 히게키리와 히자마루 형제와는 달리 사니와 형제는 몸으로 안부를 물어볼 생각인지 남사들의 시선이 떠난 사이 서로를 향해 주먹과 발을 날리고 있었다. 히게키리가 동생의 허리를 붙잡아 떼어놓고 히자마루가 형의 허리를 붙잡아 떼놓는다. 씩씩거리는 사니와 형제를 진정시킨 후에 히게키리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여행의 목적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음. 이자리는 특별히 형제간의 우애를 다지기 위해 정부에서 마련한 자리라고 해. 가족여행이라고 할까나?"
"말도 안됍니다! 왜 제가 이딴 거지같은 동생이랑 여행을 가야합니까!"
"거지같은건 형이지. 항상 어렸을때부터 걸리적거린던게 누구더라?"
"넌 길거리에 먼지보다도 못한 존재잖아?"
"이게..."
서로를 향해 죽일듯이 노려보는 사니와 형제 사이에 히자마루가 걸터 앉았다. 서로에 대한 비난이 멈추자 히자마루는 콘노스케가 알려준 프로그램의 첫 단계의 시작을 알렸다. 처음은 서로에 대한 시선을 알아야겠다. 그 이유로 지금부터 서로의 남사와 함께 강가에서 낚시를 한다. 주인은 저쪽 히게키리 형님과, 그리고 난 주인의 동생과 함께 낚시를 하겠다.
히자마루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니와 형제는 서로를 죽일듯이 노려보기 시작했다. 히게키리가 형쪽을 끌고 갔고 히자마루가 동생쪽을 끌고가기 시작했다. 강가에 낚시대를 들이우고 동생쪽을 보자 가관이였다. 앳되보이는 얼굴은 난투로 인해 엉망이였다. 오른쪽눈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고 왼쪽뺨에는 발자국모양으로 멍이 들어있다. 너도 참 고생이군. 히자마루의 말에 동생은 고개를 홱 돌리고선 형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이런식이였어요. 맨날 시비걸고..나쁜자식."
"시비를 건다니 무슨말이지?"
"몇년전에 형이 사니와가 되서 돌아오더니 갑자기 저에게 니갈길 가라는거에요. 집안에서 나가라는 말이랑 뭐가 달라요?"
"하지만.."
"게다가 사니와 공부 할때도 옆에와서 방해하고 이죽거렸다고요. 이것도 모르냐 이런식으로.."
"그런가.."
히자마루의 탄식에 동생쪽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형따위 정말 싫어! 당장 익사해버려!! 그 외침에 강 반대편에서 형쪽의 고함이 들려온다. 너야말로 꺼져!! 한판 붙어볼래?! 형의 고함을 들은 동생쪽은 정말 싸우려 갈 생각인지 팔을 걷어붙히고 있었고, 히자마루는 동생쪽의 팔을 잡고 까마득하다는듯이 한숨을 쉬었다.
형쪽이라고 해서 사정은 좋지 않았다. 동생에게 선전포고를 하자마자 조약돌을 집고 일어서는 형쪽의 옷자락을 가지 말라는 듯이 잡는 히게키리였다.
"대화중에 빠져나가면 안돼지. 나누던 대화가 있잖니?"
"하지만 저쪽이 먼저..."
"자자 진정하고..아까 하던말이나 계속해주겠니?"
나긋나긋한 히게키리의 말에 형쪽은 자리에 걸터앉아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저희 집안은 원래 엄격한 사니와 집안이여서 가해지는 압박이 정말 심했어요. 동생의 꿈은 원래 미술가였다고요.."
"그래서 우리 주인이 그렇게 그림을 잘그렸던거구나."
"그래서 제가 먼저 사니와가 되서 집안을 이으려고 했어요. 그렇게 되면 비록 집안에서 떠나게 되지만 동생은 압박에서 해방되고 거처정도는 제가 마련해주면 되니까 상관 없잖아요?"
"그건 그렇구나."
"그런데 뭘 잘못먹었는지 갑자기 사니와가 되겠다는거에요! 게다가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줬더니 성질이나 내고. 배은망덕한 자식."
히게키리는 얼굴을 찡그리며 동생을 신나게 욕하는 형쪽을 잠시 빤히 보았다. 집안도 집안이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가 커 보였다.
어느새 해가 넘어가는 산을 본 히게키리는 돌아가자는 말과 함께 형쪽의 팔을 잡고 산장으로 향했다. 산장으로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동생쪽이 그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돌아오셨습니까 형님. 그쪽은 어떻던가요?"
"이야..생각하던것보다 골이 깊던걸?"
"저도 동감입니다.."
사이좋게 의견을 나누는 형제와는 달리 다른쪽 형제는 서로를 노려보면서 폭언을 하기 시작했다. 니 나 욕했지. 라는 말로 시작한 싸움은 어느새 서로가 집어든 각목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고 있었다. 오늘이야말로 끝장을 보자며 서로를 향해 각목을 내지르는 사니와들 사이로 섬광이 지나간다. 어느새 자신들이 들고 있는 각목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는걸 안 사니와들은 섬광이 시작된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각목을 벤 히게키리가 자신의 본체를 검집에 넣으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형제끼리 싸우면 못쓰지. 평소처럼 나긋나긋 말하는것 같지만 그 안에는 경고가 들어 있다는걸 사니와 형제는 알아챌 수 있었다.
히자마루는 새파랗게 변한 얼굴로 벌벌떠는 사니와 형제의 팔목을 붙잡고 방안으로 쑤셔넣었다. 아까 히게키리 때문인지 자리에 앉으라고 하니 정말 말을 잘듣는다. 히자마루는 형제가 자리에 앉은 걸 확인하자마자 자신의 전 주인이였던 겐지가문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겐지가 어떻게 일어났으며, 그 장성하던 일족이 어떻게 멸족했는지. 형제간의 다툼이 얼마나 심각해질수 있는지 또박또박 알려주기 시작했다.
히게키리또한 방안으로 들어가진 않았지만 벽에 등을 기댄 채 문밖에서 또박또박 새어나오는 소리를 말 없이 듣고 있었다. 그땐 그런 일도 있었지. 히게키리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띄운 화사한 미소와는 달리 눈은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자신의 전 주인인 겐지 가문은 강했다. 겐페이에서 헤이시 가문을 전멸시키고 가마쿠라 막부를 세웠다. 막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겐지 내부의 피바람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동생의 전 주인이였던 요시츠네는 뛰어난 공적에도 불구하고 히게키리 자신의 전 주인이였던 형의 심기를 거스른 죄로 사방을 적군에게 포위당한채 강가에서 어린딸과 아내를 손수 베고 스스로 할복하여 죽었다.
의심많은 쇼군의 숙청은 이복동생이라고 해서 다를게 없었다. 조카건 이복형제건 숙청의 바람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겐지 가문은 무자비한 숙청의 영향으로 100년도 못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막부의 자리는 호조가문이 꿰차게 되었다. 그 일로 인해 현세의 일은 어찌되도 좋다는 마음을 가진 적도 있었다. 어지간한 일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자신의 새 주인과 그의 형의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맨 처음에는 상관없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지만 마음 속에는 겐지 가문의 비참한 최후가 떠올랐다. 아직 어린 사니와 형제에게 겐지와 같은 비참한 최후는 어울리지 않는다. 서로 사이좋게 서로를 아껴주며 다독여줬으면 좋겠다. 히게키리는 하늘의 별을 멍하니 쳐다보며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전 주인들에게 마음 속으로 인사를 했다. 현세에서 그리 싸웠으니 부디 저세상에서는 사이가 좋았으면 좋겠네.
그리고 다음 날, 히게키리의 바램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 앞장서 걸으면서 고개를 돌린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니와 형제가 있었다. 여전하다면서 한숨을 짓는 히게키리의 눈에 서로 굳게 맞잡은 손이 보였다. 다시는 서로 떨어지지 않겠다는듯이 굳게 맞잡은 손은 전날 서로를 향해 내지르던 주먹과는 달리 다정해보였다. 서로 화해의 말을 하지 못해 얼굴을 붉히는 사니와들을 본 히자마루와 히게키리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