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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 사니와 이름 언급됩니다.
검x남사니 주의
도검난무 팬픽
캐해석 주의
본채와는 멀리 떨어진 별채안에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자신 앞에 마주잡고 앉은 두 남사의 묘한 시선을 받자 나오키는 자신을 별채로 데려온 츠루마루 쿠니나가를 향해 원망스럽다는 눈빛을 보내기 시작했다.
“뭐야. 나 본채가서 잘래.”
“그렇게는 안되지. 오늘은 여기서 자는 게 어떤가?”
“싫어. 나 본채로 갈꺼야.”
“하지만 이미 탈출 전과가 있잖여?”
츠루마루 옆에 앉아있던 무츠노카미 요시유키의 말에 나오키는 그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분명 지난번처럼 밤을 틈타 몰래 도망칠까봐 이쪽으로 옮겨놓은 거겠지. 일부러 출구에서 가장 먼 별채에 데려다 놓다니. 정말 철저하기 그지없다. 나오키는 한숨을 쉬며 입고있는 낡은 코트 안에 손을 넣어 무언갈 만지작거리기 시작했고 무츠노카미는 호쾌하게 웃으면서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라지 말고 그냥 푹자는게 워뗘? 낼 아침에 내랑 같이 현세로 가면 되잖여? 안그래도 현세가 어떻게 변해있는지 궁금하구먼!”
“무츠노카미 미안하지만 내일은 내가 같이 나가기로 했다만..”
“하하하! 그짝은 이미 많이 나가봤잔여? 이번엔 내한테 양보하는게 워뗘?”
자신의 말에 난감한 듯이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이는 츠루마루를 보자 무츠노카미는 호쾌하게 웃었다. 그러면 셋이 나가면 된다고 호탕하게 외치자 츠루마루또한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코트 안쪽을 만지작거리는 나오키를 향해 내일 셋이서 같이 나가면 된다고 사근사근 말하였지만 돌아오는건 떨떠름한 나오키의 반응이였다.
“나도 사생활이 있다고. 혼자 나갈래.”
“사생활이 아니라 사행성이겠지. 참새에게 방앗간을 맡길 성 싶은가?”
자신을 향해 단호하게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는 츠루마루와 무츠노카미를 향해 나오키는 칫하고 혀를 한번 차기 시작했다. 정말 이런방법은 쓰기 싫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나오키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검은색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선 맞은편의 두명을 향해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미안. 츠루마루. 무츠노카미.”
“갑자기 무슨 말이지?”
“갑자기 무슨 일이당가?”
“난 분명히 사과했다?”
나오키의 말이 끝남과 무섭게 나오키의 품에서 댕그랑하고 쇠로 된 자그만한 깡통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영문을 몰라하는 둘에게 다가온 건 터져오는 강력한 하얀색 섬광이였다.
조용하던 별채에 눈부신 하얀색 섬광이 가득 터져나와 칠흑같은 어둠을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선글라스 덕분에 유일하게 섬광에서 멀쩡한 나오키가 힘찬 발차기로 문을 박살내고선 잽싸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빛 때문에 앞이 안보여 정신을 못차리는 무츠노카미와 츠루마루가 사족보행동물마냥 네발로 낑낑대며 엉기적 엉기적 기어나왔다.
츠루마루는 강한 빛때문에 욱신거리는 눈을 겨우겨우 뜨기 시작했다, 흐릿흐릿한 그의 시야게 어둠속으로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도망치는 나오키의 뒷모습이 보였다. 동시에 그 옆에서는 다급한 무츠노카미의 고함소리가 조용하던 밤의 혼마루를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했다.
“주인이 도망친다!! 얼른 잡아야혀!”
무츠노카미의 고함소리에 캄캄하던 혼마루 여기저기에서 불빛이 켜지기 시작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분주하던 문이 덜컥 열린다 싶더니 쇼쿠다이키리 미츠타다가 빗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열심히 손질하며 그의 앞을 막아섰다. 또 말썽이야? 나오키군? 쇼쿠다이키리의 경악한 외침에 나오키의 이마에 핏줄하나가 으득하고 돋아났다.
“나오키군! 순순히 안으로 들어가!”
“싫어! 너넨 왜 자꾸 내 인생에 간섭하지 못해서 안달이냐!”
“그거야 나오키군이 걱정되니까 그렇지!”
나오키는 머리 손질을 다 마치고 팔을 쫙 벌린채 그를 막아선 미츠타다를 보고선 으득하고 이를 악물고선 그의 앞으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달려드는 그를 잡으려고 미츠타다는 손을 뻗기 시작했고 그 사이 생긴 틈을 나오키는 놓치지 않았다. 그는 폴짝 뛰는가 싶더니 두 손으로 미츠타다의 허리를 짚고선 잽싸게 그를 제치고 출구쪽으로 달려나갔다. 나오키에게 속았다는 걸 알자 경악하는 츠루마루를 등뒤로 하고 나오키는 킬킬 웃으며 계속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기세좋게 도중, 뒤에서 그를 향해 다급하게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대체 또 누가 따라붙었나 궁금해서 뒤를 돌아본 나오키는 자신 바로 뒤에 바짝 붙어온 남사를 보자 얼굴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주군! 제발 멈춰주십시오! 주군!”
“야이 미친! 너 언제 왔어!”
그의 뒤를 바짝 쫒는것은 다급하게 자신을 부르는 헤시키리 하세베였다. 나오키는 거리를 벌릴 생각으로 다리에 힘을 주고 속도를 더 내었지만 둘의 거리는 멀어지긴 커녕 서로를 끌어당기는 자석마냥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따라 잡히고 만다. 여기서는 하세베 특유의 충성심을 이용해보도록 하자.
나오키는 멈춰달라는 하세베의 말대로 제자리에 우뚝 멈춰서는 목까지 턱턱 막혀오는 숨을 조용히 고르기 시작하였고 하세베는 그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재빨리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멈춰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군. 이제 돌아가시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하세베. 누구의 부탁으로 날 쫒는거야?”
“누구의 부탁도 아닙니다! 그저 전 주군이 걱정되서 쫒는겁니다.”
“그래? 그러면 내가 주군이라고 인정하는거네?”
나오키의 마지막 말에 하세베는 조용히 미소지으며 지금의 주군은 두번생각할것도 없이 당신입니다 라고 정중하게 답하였고, 하세베의 말에 나오키의 입가는 초승달처럼 씨익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나오키의 짓궂은 웃음을 보자 하세베는 불안한 눈으로 자신 앞에서 킬킬대는 나오키를 바라보았다.
“하세베. 주명은 중요한거지?”
“물론 주명이 먼저입니다만..하지만 주군..”
“하세베. 주명이다. 저들을 막아줘.”
나오키의 손가락의 끝에는 멀리서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츠루마루와 미츠타다, 그리고 무츠노카미가 있었다. 나오키의 주명이라는 말에 하세베는 잠깐 고민한다싶더니 마음을 굳힌듯이 그 셋 앞으로 달려가서는 못 지나간다는 듯이 팔을 쫙 벌려서는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다! 더이상 지나갈 생각 마라!”
“하..하세베군?!”
마치 조조의 대군을 단신으로 막아내는 장판파의 장비같은 늠름한 모습에 세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추어섯고 세명의 눈에는 하세베를 뒤로하고 잽싸게 꽁무니를 빼고 있는 나오키가 보였다. 미츠타다는 다급한 마음에 하세베를 밀치고 지나가려고 했지만 하세베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기 시작했다. 아웅다웅대는 그들의 귓가에 무츠노카미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뭐 어차피 저쪽에서 잡힐거 힘빼서 좋을 건 없잖여?”
“그게 무슨 소리야?”
“저 앞의 별채에 오늘 같은 밤에 아주아주 강한 녀석이 한명 있는디 굳이 힘들여서 뭣한당가?”
무츠노카미의 말대로 나오키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천천히 주변을 경계해가며 살금살금 입구쪽으로 걸어나가는 나오키의 눈에 어둠속에서 흐릿흐릿하게 보이는 인영3개가 흐물흐물거렸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위험해보여 재빨리 나무뒤로 몸을 숨기니 이미 들켰다는 목소리와 함께 굵고 강직한 웃음소리가 밤의 혼마루를 울렸다.
“카카카캇! 이미 보았소 주공! 그런곳에 숨어봤자 소용없소이다!”
“또 말썽이라니..조용할 날이 없어.”
“주군. 또 빠져나가려고 하셨나요? 유감이지만 이번만큼은 안된답니다!”
깜빡했다. 저 앞에 있는 곳이 쿠니히로 삼형제가 머무는 곳이라는 처소라는 걸! 이럴 줄 알았으면 살짝 위험하지만 산죠 쪽으로 돌아서 가는건데! 나오키는 자신이 저지른 실책에 입술을 꽉 깨물고 인상을 찌푸리며 나무 뒤에서 나와 사이좋게 붉은 츄리닝을 입은 세명 앞에 모습을 들어내었다. 어둠속에서 자신을 향해 파랗게 빛나는 호리카와의 눈을 보자 나오키는 푸욱 한숨을 쉬었다. 하필이면 이런 밤에 야전의 명수중 하나인 저 녀석을 상대해야 할 줄은 몰랐다.
“호리카와와 야만바기리는 그렇다 치고 야마부시 너까지 있을준 몰랐는데. 이런 밤에는 자신 없지 않아?”
“카카캇! 이것도 다 수행! 야전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나왔소이다! 수행에는 끝이 없는 법!”
“그래? 그러면 저 밖에 나가서 야밤에 혼자 수행하는게 좋을 것 같은데. 야만바기리..너도 꼭 날 막아서야겠냐? 우리 사이 좋은 편 아니였어?”
“그래. 확실히 나쁜편은 아니지..그래서 막아야겠어. 복제품이여도 너 하나정돈 막을 수 있으니까.”
“제가 나온 이유는 말씀 안드려도 아시겠죠?”
각자 자신이 나온 이유를 하나하나씩 댄 쿠니히로의 도검들은 각자 자리를 잡고 나무를 등진 나오키를 향해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나가기 시작했다. 수행을 개시하자는 야마부시의 힘찬 외침을 시작으로 세명이 동시에 나오키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세명에게 옴싹달싹 붙들린 나오키는 몸을 꿈틀거리며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려고 해 봤으나 자신을 꽉 붙잡은 야마부시의 근육은 빠져나가기에는 너무나도 튼튼했다.
“아아악! 숨막혀! 그만! 그만해! 이 미친 근육은 대체 어디서 나온거야?!”
“카카캇! 소승의 수행의 성과라오! 주공도 소승과 함께 수행을 해보지 않겠는가?”
“형제! 꽉 잡고 계세요! 제가 뒤로 가서 다른 분들을 불러올게요!”
“나도 지키고 있겠다. 어서 가. 호리카와.”
호리카와가 뒤로 가서 사람을 불러오려고 할 때 나오키의 코트가 펄럭였다. 야마부시의 품 안에서 코트를 벗어던진 나오키는 안에 입은 하얀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재빨리 저 멀리 도망치기 시작했다. 코트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품 안을 보자 야마부시는 멋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안한 표정으로 형제들에게 사과하기 시작했다.
“카카캇! 놓쳐버려서 미안하오 형제! 소승도 아직 수행이 부족하군!”
“아니야 형제. 내가..내가 복제품이여서..”
“제가 뒤쫒을게요! 어쩌면 저라면 잡을 수 있을지도.”
“됐어. 호리카와. 우린 이대로 천천히 뒤를 따라가자.”
“하지만 형제. “
“괜히 힘빼지 마. 저 앞에 진을 치고있는 녀석들이 누군지 알고 있잖아?”
야만바기리의 침착한 말에 호리카와는 납득한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런 깊은 밤은 그들의 주무대다. 이대로 천천히 뒤를 쫒아서 포위망을 좁혀나가면 되겠지. 쿠니히로 삼형제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천천히 나오키가 도망친 곳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도착할때면 이미 상황은 끝나있겠지.
야만바기리의 말대로 나오키의 도주는 끝이 난 것처럼 보였다. 아무도 막을 사람없이 거침없이 달려나가던 그의 눈앞에 보인것은 이치고 히토후리가 지휘하는 아와타구치 전원이 친 진형이였다. 아와타구치의 빽빽한 진영에 입을 벌리고 경악하는 그를 향해 이치고 히토후리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미소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주군. 여기까지 오시다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이치고..이건 다 뭐야?”
“보시다시피 주군을 상대하기 위해 저희가 친 진영입니다.”
“주군! 여기까지 오신건 칭찬해 드리지만 이 앞은 무리라고요? 이제 그만 순순히 포기하세요! 그리고 저와 같이 단둘이서 내일 같이 현세로 가시는 겁니다!”
“나마즈오. 방금 한 말. 마치 악당이 할 만한 대사같았어. 만화책 너무 많이본거 아니야?”
“에익! 잘못하시는 건 주군이잖아요! 게다가 만화책은 같이 보셨으면서!”
“맞아. 형제에겐 잘못없어.”
상황에 맞지 않게 서로 만담을 나누는 나마즈오와 나오키를 보자 야겐은 피식 웃기 시작했다. 아직 안늦었으니 뒤로 다시 돌아가라며 손가락으로 별채를 가르키자 나오키는 허탈한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하늘을 보며 실없이 웃기 시작했다. 이미 섬광탄을 쓴거부터 각오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막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야겐의 말대로 순순히 돌아가기에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넌 카이사르마냥 너무 늦어버렸다.
아와타구치의 남사들 뿐만이라면 어떻게 힘으로 뚫고 지나갈법도 한데 문제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중간에 끼여있는 호타루마루와 아이젠 쿠니토시의 존재다. 아와타구치의 인원들도 버거운데 라이파까지 가세하면 돌파는 불가능에 가깝다. 마치 아와타구치와 라이파가 연합전선을 짠것만 같다.
“설마 나 하나 잡으려고 연합전선까지 짤줄이야..대단하다 대단해.”
“원래 우리는 친했다고. 대장.”
아츠시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나오키에게 과시하려는 듯이 호타루마루와 둘이서 어깨동무를 해보이고선 헤헤 웃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간식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고코타이와 아이젠 쿠니토시를 보자 나오키의 얼굴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틀렸다. 저 진영을 뚫는건 불가능하다. 정면 돌파는 무리라는 생각에 나오키는 잽싸게 별채의 기둥을 잡고선 들고양이 마냥 지붕위에 올라가 버렸고, 야겐은 지붕위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대장! 자꾸 그런식으로 나오다간 일이 점점 커진다고?”
“이미 틀렸어! 별채에서 내가 무슨짓을 한지 알기나 해?! 잡히면 난 죽어!”
“설마 죽이기까지 하겠어? 그냥 내려와."
“안돼! 싫어! 나에게도 행동의 자유를 줘! 난 자유를 위해 투쟁하겠다!”
그 행동이 도박이니까 그렇지. 야겐은 혀를 한번 차보이고선 나오키와 같이 지붕위로 올라가서는 겁을 집어먹은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어느새 야겐과 나오키의 거리는 점점 좁혀져만 가자 나오키의 마음은 점점 조여들기 시작했다. 에라 모르겠다싶은 나오키는 야겐이 올라와서 뚫린 포위망쪽으로 잽싸게 뛰어내린 뒤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
“이 높이에서 뛰어내리다니! 대장 미쳤어?!”
“낙법 모르냐 낙법! 하하하 이젠 자유다!”
킬킬 웃으며 도주하는 나오키를 아와타구치와 라이파의 모든 남사들이 필사적으로 뒤쫒기 시작했고 나오키는 뒤를 바라보며 약올리기 시작했다.
“잡을수 있으면 잡아봐라! 푸하하하!”
“에잇..! 거기서세요!”
“서란다고 서라는 놈이 어딨냐. 나마즈오!”
신나게 나마즈오를 약올리는 나오키는 앞으로 가다가 잽싸게 출구 양쪽에 자리잡은 무성한 대나무 숲에 몸을 숨겼다. 납작 엎드려 포복자세를 취해서 앞을 지켜보고 있으니 어느새 수많은 단도들과 이치고 히토후리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빠져나가진 못했을 겁니다. 긴장하지 말고 침착하게 수색하죠. 이치고 히토후리의 침착한 지휘에 고개를 끄덕인 아와타구치와 라이파의 남사들은 서로 조를 짜 대나무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나오키는 엉금엉금 출구쪽을 향해 낮게 엎드려 천천히 기어가기 시작했다. 하얀 와이셔츠가 흙으로 인해 더럽혀지고 있었지만 적어도 저 남사들에게 잡히는 것 보단 낫다. 천천히 대나무 숲을 해치며 기어가고 있던 나오키의 눈앞에 곱게 장식된 버선발이 보였다. 화들짝 놀라는 나오키의 머리위로 조용히 그를 나무라는 카센 카네사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겨울의 달밤은 참 우아하구나. 그런데 너는 참. 흙밭을 이렇게 기다니. 옷이 더러워지잖니? 우아함이란 찾아볼 수 없구나.”
“카..카센..! 왜 여기에?!”
카센 카네사다가 왜 여깃는거지?! 화들짝 놀란 나오키는 재빨리 일어나 뒷걸음질을 하며 도망치려 했지만 뒤의 거대한 무언가에 쾅하고 부딪혔다. 뭐야 나무에 박았나? 얼얼한 뒤통수를 뒷통수를 문지르는 나오키의 허리에 커다란 손이 올려진다 싶더니 그를 번쩍하고 들어서는 어깨에 메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른채 하늘 높이 들린 나오키의 눈에 한쌍의 초승달이 보인다. 설마..하고 굳어있는 그의 귓가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듯이 호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하하핫! 설마 쪼그만 몸으로 여기까지 올줄이야! 하지만 이 이와토오시님 손바닥 안이다!”
“이..이와토오시? 미카즈키?!”
“나도 있단다. 그런데 설마 진짜로 여기까지 전부 뚫고 올줄이야..자네말이 옮았군. 미카즈키.”
“하하하.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이시키리마루. 우리 사니와라면 분명 올수있다고.”
“주인님도 참. 절 보고 싶으셔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숨바꼭질이라면 이 코기츠네마루. 언제든지 어울려드릴 수 있습니다.”
“뭐 그래도 이번 숨바꼭질은 우리의 승리네요!”
이마노츠루기의 웃음섞인 목소리에 산죠의 남사들과 카센 카네사다는 하하하 하고 기쁜듯이 웃기 시작했다. 만쥬는 우리것이라며 이와토오시 옆에서 신난 듯이 재잘거리는 이마노츠루기의 말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적어도 이대로 끌려가면 엄청난 벌이 기다리고 있을거라는건 알 수 있다.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는 본채의 문을 보자 나오키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이와토오시의 무쇠같은 팔은 그의 발버둥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어느새 본채에 도착한 이와토오시는 나오키의 방문을 열고선 어깨위에 멘 나오키를 강제로 방안에 쑤셔넣고선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고 나오키 눈 앞에 보인건.
“이야. 이런식으로 날 놀래켜 주다니. 역시 넌 대단하구나.”
여유롭게 누운채로 이글이글 눈을 불태우며 지긋이 쳐다보고 있는 츠루마루 쿠니나가였다.